지역 해변 길잡이인물 탐구

쓰레기를 주우며
청년과 지역을 잇습니다

플로깅 모임으로 시작해 청년과 지역을 잇는 코디네이터가 되기까지

Editor Jean

EDITOR. Jean

함께한 시간이 남기는 의미를 믿으며, 우리의 오늘을 기록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 어디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저는 보통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편인데요, 심성훈 대표님은 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반려해변 활동이 있는 날이면 예외 없이 강릉·삼척까지 청년들과 함께 직접 동행하신다고 합니다.

단순히 해변을 정화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기후·환경 정책과 맞닿아 있는 스터디까지 함께 이어가며 청년들이 민간 활동을 넘어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계셨습니다. 거리가 멀면 지칠 때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셨지만, 정작 활동이 귀찮거나 힘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대요. 이 활동을 ‘일’이 아니라 ‘내 무대’로 여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이었습니다.

어떻게 활동을 계속 이어오실 수 있었던 건지, 그 바다와 지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표님과 나눈 이야기를 함께 들려드릴게요.

심성훈 대표님은 어떤 분인가요?

2019년, 지인과 함께 플로깅 크루 ‘쓰레커’를 창단하며 환경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쓰레커는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도심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취미 기반 동호회로, 어느덧 6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30기후클럽’을 만들었습니다. 반려해변 사업으로 실제 해양 정화 활동과 기관들의 ESG 캠페인 기획·운영을 돕고, 기후·환경 정책과 맞닿아 있는 정책 스터디와 세미나를 통해 청년들이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반려해변 사업과 기후 정책 스터디를 중점으로, 강릉·삼척을 거점 삼아 청년과 지역을 잇는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지역 청년들과 뭔가 해보고 싶었던 마음 하나로

2030 기후클럽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심성훈 대표님께 그 출발점을 물었더니, 담담한 답이 돌아왔어요. 환경운동을 해야겠다는 목표보다는, 지역 청년들과 의미 있는 활동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셨대요.

특히 강릉과 동해안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쌓이는 해양쓰레기를 목격한 것이 이 문제의식의 출발점이 되었죠. ‘그저 치우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감각이 들면서, 취미 동호회였던 쓰레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과 지역을 잇는 조직, 2030기후클럽을 만들게 된 거예요.

2030 기후클럽 활동 장면
사회 문제는 이제 단순하지 않잖아요. 지역 문제가 환경 문제랑 따로 노는 게 아니라 다 복합적으로 얽혀 있더라고요. 청년들이 본인 커리어를 찾아가는 동시에, 이런 문제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결국 ‘2030기후클럽’이라는 이름에는 이런 마음이 담겨 있던 거예요. 미래 세대의 주역인 청년들이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져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요. 그래서 심성훈 대표님께서는 2030기후클럽을 통해 지금도 청년들과 지역을 연결하고,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계셨어요.

해변에서 마주한 순간들

바다에서 만난, 국경 너머의 흔적

해변 정화를 하다 보면 냉장고, 브라운관 TV처럼 ‘이게 여기 왜 있지?’하는 쓰레기가 종종 보이고는 하는데요. 심성훈 대표님께서도 예상하지 못한 쓰레기를 많이 마주하셨다고 합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을 여쭤봤을 때, 작년에 고성 켄싱턴해변에서 겪으신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체감했던 경험이라 유독 기억에 남으셨다고 합니다.

고성 켄싱턴해변 정화 활동
해류를 타고 온 해양쓰레기
작년에 고성 켄싱턴해변에서 활동할 때 중국어가 적힌 플라스틱 용기를 발견했어요. 줍다가도 ‘이게 왜 여기 있지’ 싶었어요. 그때 해류를 타고 이동한 쓰레기의 심각성을 진짜 체감했죠. 서해안에서 발견될 법한 쓰레기가 동해안에서 나온다는 건, 결국 해류가 한반도를 한 바퀴 돌아서 넘어온다는 얘기니까요.

이 경험을 통해 바다 문제는 결국 생활, 관광문화, 국제 해류까지 다 연결된 문제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지역 주민들의 애정을 느낀 순간도 있었대요. 해변 정화 활동을 하러 강릉에 갔을 때, 이미 지자체에서 파견된 봉사활동자 여사님께서 조개껍질과 나뭇가지를 줍고 계셨다고 합니다. 관광을 위해서든 환경을 위해서든, 지역에서 이렇게 정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며, ‘강릉은 진짜 바다에 애정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정화 활동이라는 게 결국 그 지역을 아끼는 사람들의 손에서 계속 이어진다는 사실을, 이 짧은 만남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반려해변을 기획하는 방식

청소가 아니라, 무대를 만드는 일

2030 기후클럽은 약 2년 간 기업 및 단체가 반려해변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변 정화 활동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성훈 대표님께서는 해변 정화 활동을 지원해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 워크숍이나 신입사원 교육처럼 파트너의 목적에 맞춰 오리엔테이션, 환경교육, 레크리에이션, 팀미션까지 직접 기획해 오셨대요.

이건 모두 심성훈 대표님께서 반려해변은 청소가 아닌 소통의 장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여러 주체와 협업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을 여쭤봤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어요.

참여자의 목적에 맞는 경험을 설계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기업은 ESG의 의미를, 청년은 새로운 관계를, 지역은 지속적인 참여를 얻어야 오래갈 수 있거든요.

이 말이 단순한 원칙에 그치지 않는다는 건, 파마리서치와 함께한 영진해변 활동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마리서치는 반려해변 정화 활동을 아예 신입사원 온보딩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는데, 심성훈 대표님은 그 사실을 대화 중 우연히 알게 됐다고 해요. 활동 전에 담당자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알 수 있었던 정보였던 거죠.

파마리서치 영진해변 온보딩 활동
기업 파트너 환경교육 현장
반려해변 활동이 신입생 온보딩 프로그램 중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강의도 진행했어요. 현장에 가기 전에 딱딱하게 굳어 있는 분위기를 좀 풀어주면서, ‘정화 활동도 재밌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먼저 심어주고 싶었거든요. 체력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일정이었지만, 실제로 임직원분들께서 재밌어 하셔서 뿌듯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콘텐츠를 다변화시켜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현장 운영만 맡아도 되는 자리인데, 따로 시간까지 내어 준비해 주신 걸 담당자분들도 고마워하셨다고 해요. 이렇게 담당자마다 원하는 목적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대화부터 나누는 것이 2030 기후클럽만의 특별한 협업 방식이었습니다.

파트너 맞춤 팀미션 진행
참여자와 함께한 해변 정화
활동이 끝난 후 참여자들 입에서 ‘강릉에 다시 오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해변이 깨끗해지는 것만큼이나, 사람과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변화가 소중하니까요.

심성훈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결국 사람들이 그 해변을 다시 찾게 만드는 건 얼마나 깨끗한가가 아니라 그곳에서 얼마나 마음이 오갔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오갈 수 있게 하는 건 결국 대화라는 점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활동을 함께 이어가는 힘

혼자가 아니었기에 가능했던 것들

심성훈 대표님 곁에는 늘 함께 움직이는 팀원들이 있었어요. 차량이 없는 대표님을 위해 이동을 맡아주는 팀원, 준비물을 챙기는 팀원, 현장 소통을 담당하는 팀원까지, 역할을 나눠 동선과 사전 세팅을 효율화해온 팀워크가 활동의 밑바탕이었습니다.

제가 특히 놀랐던 부분은 운영진 모두 본업이 따로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해변 정화 활동이 있을 때면 휴가를 내거나,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운 프리랜서분들 위주로 참여하신다고 해요. 장시간 이동에 정화 활동까지 겹치면 충분히 힘들 법도 한데, 오히려 활동을 하고 나면 보람차고 좋은 에너지를 받아간다는 이야기를 팀원분들께 자주 듣는다고 하셨습니다.

활동을 할 때마다 늘 보람을 느끼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셨대요. 바로 작년 연말, 세이브더얼스와 함께한 활동입니다. 단 4명의 참여자와 함께 진행하다 보니 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그 안에서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다고 합니다.

세이브더얼스와 함께한 소규모 활동
역할을 나눈 팀워크
함께 움직이는 팀원들
소규모로 하다 보니 스태프 팀원들이랑 세이브더얼스랑 오순도순 으쌰으쌰 하면서 팀워크를 다졌어요. 특히 세이브더얼스는 정화 노하우가 있더라고요. 양파망에 잘잘한 쓰레기를 넣고 막 흔드니까 모래는 빠지고 쓰레기만 남더라고요. 모래에 섞인 미세 플라스틱은 손으로 거르기 어려운데, 그 점이 좋은 인사이트였어요.

늘 마시안 해변에서 마주치던, 모래에 묻혀 손댈 수 없다고 생각했던 대형 폐기물과 기둥도 이날은 4명이서 다 뽑아냈다고 해요. 소규모 인원이었지만 10명 이상이 움직인 것 못지않게 열심히 활동하신 거죠. 서로 해변 정화 팁을 나누고 힘을 합쳐 해냈던 기억이라 더 오래 남으셨을 것 같아요.

대표님 역시 본업이 따로 있으신데, 어떻게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요? 직접 여쭤봤습니다.

가본 적 없는 해변에서의 모니터링
거리가 멀면 지칠 때는 있어요. 근데 가기 귀찮다, 힘들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오히려 가본 적 없는 해변 가서 모니터링하고 의미 있는 활동도 하면서, 저도 리프레시가 되는 것 같아요.

팀원분들처럼 심성훈 대표님도 해변 정화를 ‘힘든 일’로 여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보람차고 스트레스를 환기시키는 시간으로 생각하신 거죠. 특히 평일에 휴가를 내고 강릉까지 함께 오는 팀원들을 볼 때마다, 이 활동을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하신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동료와 함께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라고 여길 때 오히려 활동을 더 오래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의 전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후배 활동가들에게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심성훈 대표님께서는 GAA(Global Adopt-a-Beach Alliance)와 함께하며 해외 활동가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해외 해양정화까지 함께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계셨어요. 해류를 따라 움직이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경험한 만큼, 태평양에 접한 국가들을 주 타깃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소망과 함께요.

특히, 작년에 호주에 방문했던 기억을 나눠주셨어요. 호주는 마트에서 파는 소모품조차 친환경적인 게 일상 속에 이미 녹아 있었대요. 정화 활동이 노동이나 봉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느낌이어서 청년분들의 웰니스 라이프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시면서도, 비슷한 길을 걷고 싶은 청년들에게는 오히려 소박한 한마디를 건네셨어요.

심성훈 대표님
환경 활동은 거창한 것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돼요. 작은 실천 하나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이 지역을 바꾼다고 믿어요. 앞으로도 환경을 매개로 청년과 지역을 연결하고, GAA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해양환경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거창한 시작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것, 작은 실천 하나가 결국 사람을 바꾸고 지역을 바꾼다는 것. 심성훈 대표님이 후배 활동가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결국 여기에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한 청년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청년이 지역과 관계를 맺으면, 결국 지역 전체가 조금씩 달라지겠죠. 심성훈 대표님께서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꾸 강조하시는 이유도, 대단한 각오 없이도 청년과 지역을 잇는 손길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에디터의 뒷이야기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 될 수 있게

인터뷰 내내 심성훈 대표님은 ‘쓰레기’보다 ‘사람’ 이야기를 훨씬 많이 하셨습니다. 반려해변은 청소가 아니라 소통이라는 말, 본업이 있는 팀원들도 이 활동에서 보람과 좋은 에너지를 받아간다는 말. 이 모든 이야기를 들으며, 대표님께 바다는 결국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통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려해변을 통해 만들고 싶으신 것도 단순한 정화 프로그램이 아니라, 청년이 지역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구조, 작은 실천 하나가 사람을 바꾸는 경험이었던 거죠. 그래서 저희가 준비하는 모두의 반려해변이 그 구조가 되었으면 해요. 대표님처럼 사람과 지역을 잇는 활동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그 보람이 더 자주 더 선명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요. 멀리서 응원만 전하는 관찰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발 맞추는 파트너가 되는 것. 그것이 저희가 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이유입니다.

Editor Jean

EDITOR. Jean

함께한 시간이 남기는 의미를 믿으며, 우리의 오늘을 기록하고 있어요!